나의 식물 성장기

립살리스 루비 립살리스 핑크 파종 일기 성공기

그리너리⭐️ 2023. 5. 7. 02:47

성공했다!
누가 뭐래도 이제는 성공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서,,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던 성공기를 내가 써보고자 한다.
립살리스 파종기 성공 스따뚜



2023년 10월 15일

바야흐로 작년 10월 15일에 인스타 식친님께서 하얀 구슬과 핑크 구슬을 나눔해주셨다. 그냥 버리는게 아까워 파종해 줄 분을 구하는 참이라 잘 되었다고 해주셨지만, 그래도 내가 키운 식물의 열매에 들어간 정성이 있고, 안전하게 오도록 포장까지 해서 택배 보내주는 그 마음을 알기에 감사했고, 그 만큼 꼭 성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엄청 뒤져서 몇개의 파종 기록을 보았지만, 대부분 발아에서 넘어가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 좀 되었지만, 일단 발아까지라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립살리스 루비(왼)와 립살리스 핑크(오) 열매


먼저 핑크 구슬과 하얀 구슬을 톡톡 터트려야 한다. 그 터지는 맛이 있었다. 하나 터질 때마다 그 안에서 까만 씨가 꽤 많이 흘러 나왔다. 키친 타올 사이에 두고 터트리면 까만 씨들을 비교적 수월하게 옮길 수 있다. 소중히 젖은 수태에 옮겨주었다.
처음에는 열매에서 같이 터져나온 끈적한 것을 다 닦아 주어야 한다기에 열심히 키친 타올에 문질렀는데, 수백개는 될 것 같은 씨앗 개수에 못 이겨 막판에는 키친타올에 문지르는 정도로 넘어갔다. 결과적으로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음!


소중하게 까만 씨를 젖은 수태에 옮겨 줌



그리고 당시에 있던 리빙 박스 온실에 넣어주었다. 지금 보니 뚜껑과 리방 박스 문까지 이중 온실이었다 ㅎㅎ


당시 리빙박스 온실에 넣어줌



2023년 11월 3일

첫 싹들이 올라왔다. 날도 추운데 고맙게도 ㅠㅠ

초등학교 때 강낭콩 키운 이후로 이런 모습 처음이다. 수태에 하니까 바로바로 보여서 언제 올라왔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야 다음 대처를 언제 어떻게 할지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씨앗은 똑같이 검은색이었지만, 그래도 립살리스 루비와 핑크는 처음 싹이 나는 모습부터가 다르다.

 

빼꼼이 고개 드는 모습, 립살리스 루비



2022년 11월 11일

꽤나 발아를 많이 했다. 루비와 핑크는 조금 차이를 보였지만, 대부분 발아를 했기 때문에 기다리지 못하고 흙으로 안착. 후기들이 대부분 싹에서 소멸 했다길래, 일회용 커피컵 뚜껑에 얉게 흙을 넣고 핀셋으로 하나하나 뿌리 봐가며 옮겨주었다. 뿌리가 최대한 흙에 닿아 더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옮겨주었다. 뒷목이 뻐근한 날이었다.


잠시 온실이 없어 집락으로 습도 조절




2023년 1월 11일

아직 유묘들이 많고 겨울이 춥고 건조했기 때문에 저번보다는 작은 리빙박스로 온실을 만들어주었다. 립살리스들은 물을 흠뻑 준적은 없고(녹아버릴까 무서웠다), 겉흙이 마르지만 않도록 스프레이를 뿌려주었다. 온실이라 잘 마르지 않았고, 마르는듯 싶을 때 스프레이로 겉흙만 촉촉해질 정도로만 뿌려주었다. 과습이 제일 취약해보였기 때문에 아래 흙까지 젖도록 흥건히 주지 않았다. 뿌리도 작디작은 싹 단계이기 때문에 깊에 내리지 못했을테니 더욱이 흙 표면만 신경 썼다.

큰 변화는 없지만 그대로인 모습
역시나 큰 변화는 없지만 그대로인 모습




2023년 3월 12일

그대로 똑같이 관리 해주었다. 아침저녁으로 리빙박스 문을 열어서 바람 한 번 후 불어주고, 겉흙이 마른 것 같으면 서너번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계속 그대로일 것 같았던 립살리스 싹들이 드디어 약간의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떡잎 사이에 무언가 진한 색이 보이는데, 과연?!?!

립살리스 루비
왼쪽은 립살리스 루비, 오른쪽은 립살리스 핑크
립살리스 핑크




2023년 4월 8일

드디어 누가봐도 눈에 띄는 두 번째 잎이 보였다. 와! 드디어 내가 아는 립살리스의 그 모습이 나타났다. 매일 같이 죽을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이제는 한숨 돌려도 되는 거겠지 하며 좀 안심이 되었다. 참 식물 키우면서 식물 걱정이 늘었는데, 이런 순간이 참 좋다~

드디어 립살리스의 모습을 갖춤
여기도 머리가 생김




2023년 4월 26일

머리들이 더 길어졌다. 아마 뿌리도 그만큼 깊어지지 않았을까. 역시 봄이 되고 온도도 올라가니 성장세도 좀 빨라졌다. 감격의 순간들. 근데 루비와 핑크는 싹이 날 때부터 확실히 성장 속도에서 차이가 있다. 루비가 항상 뭔가를 하면 조금 버거운 듯이 핑크가 따라한다. 루비가 싹이 나면 핑크도 싹이 나지만 좀 더 작고, 루비가 다음 잎을 만들면 핑크도 만들지만 좀 더 작다. 열매의 크기나 씨앗의 크기는 비슷했는데, 원래 크기의 차이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환경이 루비한테 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한 원인은 추측만 할 뿐이다.

립살리스 루비
립살리스 핑크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에 의한) 성공 포인트

1. 습도의 유지. 물을 흥건히 주면 안되고, 그렇다고 물이 없으면 안되는, 그 사이 어딘가를 잘 유지해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프레이로 겉흙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혹시나 물주는 것을 잊어버릴 것을 대비해 높은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은 필수.

2. 하루 한번 환기. 사실 건너 뛴 날들도 좀 있다.. 그래도 환기는 매우 중요! 습도 때문에 자칫 곰팡이 생기면 큰 낭패다. 너무 작아서 물로 쉽게 씻을 수도 없다.



아무튼 감격스럽고 감격스러워서 이건 꼭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어 사진도 차곡차곡 찍어 모아두었다. 얼른 더 성장해서 온실에서 독립하는 그날까지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