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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아메리칸블루 키우기 Blue daze나의 식물 성장기 2023. 9. 6. 15:34
요즘 내가 빠져서 매일 들여다보고 있는 식물이 하나 있다.(마치 하나만 들여다본다는 듯이 ㅎㅎ) 꽃도 잎도 이름도 예쁜 아메리칸 블루. 영어로는 Blue Daze라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야생화 종류이지만 지피용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구글에 Blue Daze라고 검색하면 정원에 엄청 소담지에 무리 지어 꽃이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에 노지월동이 안되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모습. 작은 나뭇잎 모양의 이파리가 촘촘하게 붙어 있는데, 그 위에 파란색 꽃이 피어 있는데, 안에 암술 수술은 또 하얀색이라 그 색 대비가 정말 예쁜 식물이다. 작년 봄에 하나 들였다고, 물꽂이를 하고 모체는 당근 보냈는데, 보내고 나서 그렇게 후회가 되었다. 그래서 올해 내내 앓이를 하다가 결국 대품으로 하나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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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나의 식물일지 2023. 6. 13. 23:18
집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의 최대 장점은 아마 계절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야외에 비하면 그렇다. 야외에서 식물을 기른다면 통상적으로 유통 되는 관엽 식물들의 팔할은 겨울에 얼어 죽고 말 것이다. 절대 다수가 열대우림 지역의 식물들인만큼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일년을 넘기기 힘들다. 그리고 보통 실내는 사람이 좋아하는 온도에 맞춰져 있다. 보통 10도 후반에서 20도 초반. 더 추워지면 난방을 켜고, 더 더 워지면 에어컨을 튼다. 식물도 사람도 지구상의 존재가 맞다고 느끼는게, 좋아하는 환경이 꽤나 비슷하다. 근데 아무리 겨울에 따뜻한 집안에 들여놓고, 여름에도 선선하게 해주어도 식물들의 성장세는 봄가을만 못하다. 물론 습도나 통풍 등의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도 작용하지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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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너 하나 갈 곳이 없다나의 식물일지 2023. 6. 13. 16:17
야생화는 함부로 집에 들이는게 아니다. 아무리 24시간 창문을 열어놓아서 들판에서 쐬는 바람만 못하고, 지붕이 있는 곳에서는 필요한만큼 직사광선을 받지 못한다. 바람과 햇빛이 많이 필요하니 더욱이 물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니 햇빛과 바람을 많이 먹고 사는 애들을 함부로 집에 들이면 서서히 죽어간다. 작년에 잘 알지도 못하고 백리향을 들여왔다가 일주일만에 죽었다. 검색 한번 해보지 않고 가져와 바로 죽여서 그때도 참 많이 반성 했는데, 올해는 나름 안다고 하고 데려왔는데 아무래도 지붕 있는 집에서는 어려운 것 같다. 베란다 여기저기 옮겨서 조금이라도 더 햇빛을 받게 해줘도, 식물등을 쏘여도, 답이 없다. 지난번에 일주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길어져 두달을 간신히 견디고 있다. 흐드러지게 잎과 꽃이 어우려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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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취사선택나의 식물일지 2023. 6. 13. 13:41
꽤 오랜 기간 식물을 키우면서 어떻게 해야 내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키울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식물을 키우고 식물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이런 일 하나도 결국 나에 대해서 알게 되는 부분이 더 크다. 그동안은 식물을 여러개씩 키우지 않았다. 학생이라 집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길기도 했고, 또래 친구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데 나만 어디가서 식물을 사오는게 친구들 눈치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엄마가 매우 싫어했다. 그러니 어쩌다 한번씩 사더라도 나는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었고, 오래 못 있고 죽었다. 그러나 내 집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원하는 식물이 있으면 살 수 있었고, 원하는만큼 둘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다 손길이 닿아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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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미래를 내다보는 일, 가지치기나의 식물일지 2023. 6. 10. 22:40
예전에는 일년은 못 넘기고 식물들이 죽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식은 현저히 부족한데 보는 눈은 있어서 예쁜 애들만 데려왔다. 예쁜 아이들은 대체로 잎이 작거나 얇고, 그런 애들은 키우기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니, 오래 사는게 이상한 일이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어느 순간부터 우리집에서 삼년 오년을 넘기는 식물들이 생겼고, 그러면 더 큰 화분으로 계속 옮겨줄 수가 없어 포기 나누기 등의 방법으로 분화를 시켰다. 그러다 이제는 나무에 눈을 떴다. 목본류들은 아무래도 초본류보다는 실내에서 키우기 어렵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힘들어한다. 그리고 오래 키우다보면 크기가 감당 안되게 커진다. 그래도 나무 사랑은 식을 줄을 몰랐다. 초본류들은 그다지 가지치기가 필요하지 않다. 하엽 정도 떼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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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식물의 한결 같음나의 식물일지 2023. 6. 10. 20:19
무언가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조금 더 자주 집의 초록이들을 들여다 본다. 오늘도 베란다 문을 몇번을 열고 닫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다른 것을 해보자 싶어서 이번에는 문을 열려다 말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식물의 초록색이 보는 사람의 긴장을 완화해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같은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는 한결 같음에 의지가 되었다. 베란다 문을 열 때마다 식물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내가 기대한 대로의 모습으로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다. 예상한 대로 행동해주는 것은 삶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그것은 긴장 수준도 낮춰주고 불안도 낮춰준다. 근데 생각해보면 불확실성 투성인 인생이다. 그래서 예상한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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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너의 무르익을 때카테고리 없음 2023. 6. 9. 15:02
영천 여행을 갔다 우연히 만난 오일장에서 장미 화분을 하나 사서 가지고 올라왔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서 벌레가 생겨서 죽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응애였다. 거미줄 같은게 엄청 쳐져 있었는데, 그때는 그게 뭔지도 모를 정도로 무지했다. 그래도 요즘은 자신감이 붙었다고 다시 한번 꽃보기 식물에 도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봄에 자신 있게 장미를 들였다 반전 없이 잘 크고 있다. 요즘에는 우리집에 장미보다 맛있는 식물이 많은지, 응애가 생겨도 장미까지는 가지 않는다. 여러번 이동하다 우리집에 와서 고생한걸 티내는지 오자마자 꽃 잎을 다 떨구어버렸다. 그래서 꽃대를 깔끔하게 짤라주었다. 그리고 새순은 계속 잘 내서 처음 왔을 때보다 더 풍성해졌다. 그리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조그맣게 꽃봉오리가 잡혔다.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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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순화 지옥나의 식물일지 2023. 5. 27. 08:00
무언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화가 나는 것 같다. 인쇄 버튼을 눌렀는데, 가만히 있는 프린터. 인터넷 창을 열었는데 뱅글뱅글 돌아가기만 하는 동그라미. 사람의 특성인지 요즘 시대가 그래서 그런지 불안을 다들 조금씩 안고 사는데,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한껏 예민해져서 그런거 아닐까, 조심스레 그런 생각을 해본다. 불확실성은 불안을 유발하고,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 중에 화가 유난히 잘 발동 되는게 아닐까. 식물을 키울 때도 뜻하는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특히나 요즘 내가 고전 중인건 가지치기다. 가지치기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자란다는 정보가 너무 부족해 불확실성이 높아 섣불리 손댈 수가 없고, 수형은 이리 저리 뻗치고 있다. 그리고 또 안다고 해도 지금의 내가 새순이 나는 위치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