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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살리스 루비 립살리스 핑크 파종 일기 성공기나의 식물 성장기 2023. 5. 7. 02:47
성공했다! 누가 뭐래도 이제는 성공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서,,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던 성공기를 내가 써보고자 한다. 립살리스 파종기 성공 스따뚜 2023년 10월 15일 바야흐로 작년 10월 15일에 인스타 식친님께서 하얀 구슬과 핑크 구슬을 나눔해주셨다. 그냥 버리는게 아까워 파종해 줄 분을 구하는 참이라 잘 되었다고 해주셨지만, 그래도 내가 키운 식물의 열매에 들어간 정성이 있고, 안전하게 오도록 포장까지 해서 택배 보내주는 그 마음을 알기에 감사했고, 그 만큼 꼭 성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엄청 뒤져서 몇개의 파종 기록을 보았지만, 대부분 발아에서 넘어가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 좀 되었지만, 일단 발아까지라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먼저 핑크 구슬과 하얀 구슬을 톡톡 터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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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무언가 하고 있다나의 식물일지 2023. 5. 7. 00:51
우리 집에는 플로리다 고스트가 하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한 번도 예쁘다 생각한 적 없었는데, 이름 때문에 들였다. 플로리다에 잠시 살았단 추억 때문에 그 이름에 마음이 탁 하고 걸렸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취향은 아닌 관계로 고르고 고르다가 연한 연두빛인 고스트가 제일 낫다는 생각에 나의 정원(?)에 들였다. 잎 몇장 달지 않고 도착한 플로리다 그린은 그렇게 우리집에 잘 적응하면서 신엽을 쭉쭉 내주었다. 추웠던 지난 겨울에도 쉬지 않고 꾸준히 신엽을 올렸다. 잎의 모양도 매력적이고, 색도 내가 좋아하는 초여름의 싱그러움이라 점점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한 때는 내 마음 속에서 5등 안에 들 정도로 예쁨을 독차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봄이 왔다. 겨울에도 열심히 새로운 잎을 만들었기 때문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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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일년을 계획하는 식물나의 식물일지 2023. 4. 23. 01:43
요즘 자주 마주하는 식물이 난이다. 처음 식물 키우는 일에 빠졌던 계기는 풍란이긴한데, 그 후로는 초화류에 빠졌다. 시장에서도 난은 이제 한물 갔다고 평한다. 난을 취급하던 그 많은 가게들은 재빨리 틸란드시아와 같이 좀 더 사람들이 찾는 종류로 주종목을 바꾸었다. 하지만 사회의 관념은 쉽게 깨지지 않는 것을 증명하듯이, 사무실에 가면 꼭 만나는게 난이다. 그리고 나는 정말 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식물을 돌보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면, 언제 어디서 어떤 식물을 만날지 모르니, 난도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난에 대한 글과 유투브를 검색하면서 주워담을 수 있는 지식을 일단 주워담았다. 그러다 난은 꽃을 보기 위해서는 '저온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온처리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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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나의 식물일지 2023. 4. 23. 01:25
[오늘 글은 식물과 관련성이 매우 낮음] 10년 째 나의 플레이 리스트를 지키고 있는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이다. 어쩌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지우더라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게 되면(꽤 자주 나온다) 곧바로 플레이 리스트에 다시 올라가는, 묘하게 빠져나올 수가 없는 노래이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뱅크는 이 노래 말고는 없나 한번씩 궁금해지곤 했다. 그러다 라디오 코너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김바다 님이 뱅크였다! 가질 수 없는 너를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 노래가 너무 잘 될 것 같았고, 이대로 가면 발라드 가수로 남을 것 같아 예명을 바꾸었다는 것! 그리고 그 후에 록커의 꿈을 충실히 쫓으셨다고. 마치 일기예보의 멤버가 러브홀릭의 멤버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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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튀지 않으려는 마음나의 식물일지 2023. 3. 28. 13:31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를 20개 사서 모아두었다. 다음주 수업에 사용할 거라 일주일간은 내가 키워야했다. 아스파라거스들은 식물치고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다. 아침에 분명 새로 올라온 싹이 보였는데, 밤에는 벌써 손가락 한마디 만큼 쑥 올라오곤한다. 근데 또 하나 특징이 새순이 고만고만한 키가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하나가 삐죽 두배는 크게 솟아오른다. 그리고 그 상태로 며칠을 기다려야 그 새순에서 잎이 펴져 우리가 생각하는 아스파라거스의 모습이 된다. 종종 아스파라거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삐죽 나온 모습이 싫다며 그걸 잘라 버린다. 조금씩 키가 큰 새순이 나오면 좋으련만, 갑자기 두배 길이가 되는게 나오니, 지저분해 보여 자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그런데 어차피 다음 새순도 그 길이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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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부주의한 것은 나의 손가락이 아닌 마음나의 식물일지 2023. 3. 13. 18:19
부주의한 나의 손가락을 탓하고 싶지만, 사실 제일 부주의 한건 나의 마음이다. 우리집에 와서 쉴새 없이 새촉을 내던 스프렌게리는 어느새 매우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한뼘 정도 되는 촉 서너 개와 땅에 끌릴만큼 긴 촉이 또 서너 개가 있어, 참 모양이 그랬다. 그래서 한쪽으로 모이기라도 하게 느슨하게 허리(?)를 묶어주었다. 그러다 보니 새 촉이 나올때마다 또 같이 묶어 주고 싶었다. 느슨하게 묶었으니까 촉이 어느정도 키가 커지면 그 안으로 쏙 밀어만 넣어주면 알아서 구멍을 통과해 쭉쭉 자라주었다. 그리고 한달쯤 새촉이 없다가 또 새로운 촉이 쭉 올라와 있었다. 신경을 못 쓴 사이에 훅 자라 있었는데, 문제는 촉의 방향이 완전 반대를 보고 있다는 거였다. 그러면 양갈래가 될 것 같아 다시 손으로 밀어 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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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경칩나의 식물일지 2023. 3. 5. 23:10
외출복 두께가 많이 얇아졌다. 어제는 경량 패딩을 입고 나가서도 더워서 벗어서 들고다녔다. 말로만 3월달이 된줄 알았는데, 봄이 성큼 다가온게 느껴졌다. 아무리 기온이 떨어져도 겨울의 뼛속을 파고드는 그 느낌이 없다. 햇빛만 받으면 또 별로 춥지 않게 느껴졌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이번 겨울이 드디어 지나가는 느낌이다. 지난 번에 식물이 안 큰다고 한탄 했지만 그러고 다음날 보니 여기저기서 새순이 돋아 있었다. 그래서 그날은 기뻤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칠만 하면 하나씩 신엽을 보여준다. 그래서 조급함을 조금 내려놓았다. 지금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또 준비가 되면 뿅 하고 보여줄 것이라고, 너무 혼자 애달아서 쳐다보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예전에는 더 키우는 식물 수가 많아도 매일매일 들여다보니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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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식물이 안큰다...나의 식물일지 2023. 2. 9. 18:58
취업을 했다. 아침 저녁으로만 집에 있고, 주말엔 아이와 놀고, 식물들 들여다볼 시간이 없어졌다. 그래서 예전에는 새촉 나오는게 있으면 아침에 눈 뜨면 달려가서 보고 그랬는데, 이제는 누가 새촉이 나오고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래서 이게 있던 건지 아닌 것지도 헷갈리기도 한다. 가끔은 그래서 식물 수를 줄이고 싶다. 부던히도 노력해서 여기저기 보내 많이 줄이기도 했다. 그래도 어쨌든 아직 나한테 와서 살아 있는 애들은 이고지고 함께 가고 있다. 유난히 겨울이 길었다. 길게 느껴졌다. 아마 식물들 걱정에 빨리 겨울이 지나가길 바래서 길게만 느껴졌던 것 같다. 춥기도 했다. 원래 겨울이 이 정도 추웠던 것 같기도 한데, 이 역시나 식물들 걱정에 유달리 춥게 느껴졌던 것 같다. 왜 4계절이 뚜렷한 이 나..